정말 오랫동안 겪은 일이다.
주말 우울증.
주말은 아이도 학교에 가지 않고, 남편도 출근하지 않는 일반적인 휴일이다. 빨간 날.
가족들이 내 옆에 있고, 맛있는 밥을 같이 먹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딱 토요일 점심까지만 이어진다.
토요일 오후부터 찾아오는 답답한 마음.
토요일 점심 이후부터 집에 있으면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찾아온다.
이럴 땐 한숨도 나오고, 독서도 집중이 안되고 나 혼자 집을 떠나고만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나 답답하다고 두 명에게 말도 안 하고 집을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전전긍긍하다 혼자 외출이라도 하자니 늘 심심하다고 하는 딸아이가 맘에 걸린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복잡한 마음까지 들어버리기까지 하면 후회가 든다.
이번 주말이 이렇게 될 거 예상했는데 뭔가 대비라도 할걸.
집에 있는 시간이 불편해서 어쩌지를 못하고 있는데 대비도 안 해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안 좋다.
이렇게 된 지는 벌써 6년 정도 된 것 같다.
이렇게 된 바에야, 지금부터 다음 주말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물질적인 만족은 행복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주부일수록 그 의미가 더 크다.
사실 오랫동안 주부생활을 하다 보면 회의감이 강하게 든다.
가정에서 내가 하는 역할이 중요한 것은 맞는데 정작 내 명의로 된 곳간을 채워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만족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누구보다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이것은 아이를 기르며 전업주부를 10년 이상 한 주변 언니들을 봐도 똑같다.
사는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언니들이 마음이 힘들고 지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위로도 하고 공감도 하고, "그래도 남편 분이 많이 벌어오시잖아요..." 하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하면서
실마리를 찾아보려 하기도 하고...ㅎㅎㅎ
근데 결국은 그거더라.
자신이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
생활비를 많이 받아도, 내 이름으로 들어올 월급이 없는 것.
사랑해마지 않는 자녀를 양육하고 살림을 꾸려가고 남편의 따뜻한 한 끼를 차리면서도 공허함이 밀려온다면........
그것만큼 답답할 데도 없다. 나 왜 이러나 하면서.
해결책은 딴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일을 갖고 월급을 받는 것이다.
써니가 7살 되던 해 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나가기 시작했었다.
언제 감기에 걸려 결석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풀타임이 아닌 주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었다.
그때 했던 일은 토스트가 주력인 매장에서 토스트를 굽고 재료를 준비하는 일이었다.
주말이 제일 바쁜 매장이라 일의 강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몸은 피곤하고 힘들어도, 마음은 더 에너지가 살아났다.
최저임금이었지만 그 임금은 내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고 일하는 맛이 났다.
사는 재미를 느꼈달까.
아르바이트를 한 것만으로도 우울감이 쉽게 날아가서 신기하기도 했다.
8시간인가를 근무하고 나서 한강에 불꽃놀이를 한다는 소식에 써니 손을 잡고
노량진의 구경 장소를 찾아서 또 저녁시간을 보냈는데도 힘들지가 않고 신이 났었다.
나는 밖에서 활동적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 다시금 깨달았었다.
주말 우울증이 다시 나를 찾아온 걸 보니,
아무래도 내가 주말 아르바이트를 다시 찾아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회계 자격증도 따야 하고, 블로그도 꾸려가야 하지만 주말은 일로 채워놔야 살 것 같다.
어영부영 보내지 말고, 주말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서야겠다.
주말 아르바이트와 우울증과 관련된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가 하나 있다.
<나에게 솔직해질 용기>라는 책이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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